“월스트리트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붕괴로 무수한 실패자들이 나타났던 반면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그중 최대의 성공자는 존 폴슨인 듯싶다. 그는 무명의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나기 2년 전에 문제가 생길 것을 감지했다. 2007년 그가 운영한 펀드는 150억 달러에 이르렀는데 주택시장을 상대로 과감하게 시도한 베팅이 성공한 것이다. 폴슨이 개인적으로 받은 금액은 3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이는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대의 보수로 생각된다. (중략)

많은 전설적인 성공과 마찬가지로, 폴슨의 성공은 일반 통념에 맞서는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2006년 초의 일반적인 통념은 느슨한 대출 기준이 약간의 우려 사항일지는 모르나 주택 및 모기지 시장에서 큰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큰 규모의 많은 월스트리트 참가자들이 이 진영에 속했다는 것은 그들이 밝히고 있는 막대한 모기지 시장 손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중략)

또 다른 열쇠는 폴슨은 너무 일찍 약세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택시장을 면밀히 연구한 일부 사람들이 바로 그랬는데, 침체기를 노려 수년 전에 투자를 하고 붕괴를 기다리며 뼈아픈 손실을 감당하다가 결국은 약세시장 베팅을 걷어 들이고 말았다. 다른 전문 투자 분야를 갖고 있던 폴슨은 훨씬 최근에야 주택시장으로 관심을 돌려 딱 적절한 시점에 약세 시장에 투자를 했다.

그의 성공 소식은 헤지펀드 업계와 기관의 투자 파트너 회사 및 개인 부자들에게도 돌았다. 조지 소로스가 폴슨을 점심에 초대한 자리에서, 몇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상품으로 어떻게 그가 베팅을 구성했는지 세부사항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소로스는 또 다른 대박으로 유명한 사람으로서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대상으로 베팅을 하여 그의 퀀텀 헤지펀드는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적이 있다. 폴슨은 이에 대해 코멘트하기를 사양했다. (중략)

1994년 폴슨은 자신의 헤지펀드 회사를 창립하고 M&A에 집중했다. 그는 200만 달러로 시작해서 회사의 자본금을 5억 달러로 키웠는데, 회사의 투자수익과 투자자로부터의 신규 투자금의 결합을 통해서였다. 인터넷 버블 붕괴와 경제 불황 이후 그는 생존에 허덕거리는 기업들의 채권을 매집했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익을 보았다. (중략)

2005년에 이르러 폴슨은 미국 경제가 쇠퇴할 거라며 걱정을 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업체와 같은 회사채를 쇼트(공매도) 포지션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즉 채권의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베팅한 것이다. 그런데 그 채권의 가치가 계속 올라갔고, 심지어 파산 절차 중의 회사채까지 편승했다. ‘이건 미쳤군.’ 폴슨은 회사 분석 담당 직원에게 자신이 그런 말을 했던 기억했다. 그는 트레이더들에게 전반적인 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의 투자와 이익을 보호할 방도를 찾으라고 채근했다. 그가 그들에게 질문한 것은 이것이었다. ‘우리가 쇼트 포지션을 취할 버블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그 답을 주택에서 찾았다. 낙천적인 모기지 전문가들은 계속 주택가격은 전국 수준에서 결코 하락하지 않을 것이며,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함으로써 시장을 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중략) 위험한 CDO(Collaborated Debt Obligation, 위험도가 서로 다른 증권들을 모아 재판매하는 증권) 조각들을 모아 쇼트 포지션으로 매도하는 것이었다. 다른 한 가지는 우월감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가격을 너무 저가로 잡고 있던 크레딧디폴트스왑(CDS, 부실위험을 판매하는 증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중략)

주택시장은 여전히 강세였고 그 펀드는 손해를 보았다. 염려가 된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서 폴슨에게 혹시 손절매할 것인지 물었다. 폴슨은 ‘난 추가로 베팅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그의 아내에게 ‘이건 단지 기다리면 되는 문제’라고 말하면서, 센트럴파크에서 5마일 조깅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조지 소로스의 친척이자 폴슨 펀드에 투자한 피터 소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트레이드에 좀 더 많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그 트레이드를 포기, 중단하고 손절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손실로 오히려 그의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중략)

투자자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패닉 수준에 이르자 크레딧디폴트스왑 보험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면서, 펀드가 (매입하여) 소유하고 있는 크레딧디폴트스왑 가격이 급등했다. 그리고 펀드가 (매도하여) 베팅을 했던 채권 조각들은 가치를 상실하여 실제로 거의 가치가 없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엄청난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폴슨의 회사는 2007년 초에 70억 달러를 운용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2007년 한 해에만 60억 달러가 더 쇄도했다. 그 금액에 더해 2007년도 투자 수익은 회사가 운영하는 자금 총액을 280억 달러로 끌어올렸고 세계 최대 펀드 중의 하나로 만들었다.”

이상은 월스트리트저널 2008년 1월 15일자에 실린 ‘서브프라임의 아우성을 비웃는 트레이더들’이라는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패닉 이후 473~481쪽). 우리나라에서도 폴슨과 같은 행운아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지금이 꼭 그 타이밍이다. 특히, 장차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 외환시장의 일반 통념인데, 이 일반 통념을 이용하면 폴슨과 같은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하반기부터는 환율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반 통념이 현재 수준의 환율을 지켜내고 있지만, 장차 국제수지 흑자가 누적되면 그 압력을 현재의 환율이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외환선물 투자(매도)의 경우는 기대 이익도 크지만 손실 위험도 상당히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폴슨이 그랬던 것처럼 일시적인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충분히 견뎌댈 수 있어야 장차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일반 통념이 현실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투자가 유망한 분야가 제법 많다. 그 분야를 열심히 찾아보는 것도 폴슨처럼 큰돈을 버는 첩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