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수단을 구분할 줄 모른다면? 운이 특별히 좋지 않는 한, 어떤 일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어렵다. 설마 이런 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자들이다.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줄 모른다면? 특별히 운이 좋지 않는 한, 어떤 일도 성공적으로 해결해내기 어렵다. 설마 이런 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자들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자들이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 결정권자나 정책 입안자나 정책 수행자나 누구 하나 예외가 없는 것만 같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 화초를 잘 키우려면 물과 거름을 제때에 적절하게 잘 줘야 한다. 여기에서, 화초를 잘 키우는 일은 목표이고, 물과 거름을 잘 주는 일은 수단이다. 화초를 전문으로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사실을 잘 안다. 아니, 평범한 사람도 이런 사실은 안다. 국가경제의 운용도 화초 키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목표와 수단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즉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히 물과 거름을 제때에 적절하게 잘 줘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이런 기초적인 사실조차 몰랐던 것 같다. 실제로 이명박 정권은 수출을 늘려서 경제를 성장시키려고 했는데, 이것은 물과 거름을 잘 주는 일은 하지 않고 화초를 위로 끌어올려서 더 크게 하려고 했던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경제의 성장은 내수와 수출의 증가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성장과 수출은 동의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출은 목표이지 수단이 결코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처럼 경제를 살릴 수단은 찾지 않고 목표만을 추구한 셈이었다.

    그럼 경제에 있어서 물과 거름을 주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이고,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랬으니 경제가 제대로 살아날 수 있겠는가? 이명박 정권은 오직 화초를 위로 끌어당기는 일만 했을 따름이다.
그래서 뿌리를 뽑아버린 꼴이었다. 다행히 뿌리가 땅밖까지 뽑히지는 않아서 목숨은 겨우 부지하고 있지만, 화초의 영양이나 건강 상태는 심각하게 악화되고 말았다. 현 경제난은 이렇게 발생했다.

   화초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또 하나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병충해를 신속하게 잘 구제하는 일이다. 그리고 병충해를 잘 구제하기 위해서는 그 정체가 무엇인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약을 쓸 수 있고, 필요하다면 병든 화초를 뽑아내는 수술도 단행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병충해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원인을 찾는 일이고, 화초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결과이다.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는 일은 국가경제 경영에 있어서도 이처럼 중요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경제 관료들은 목표와 수단도 구분할 줄 모른 것은 물론이고, 원인과 결과조차 구분할 줄 몰랐다. 그들은 화초의 뿌리를 뽑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고, 그 바람에 국가 경제의 영양과 건강 상태를 악화시킴으로써 지금과 같은 경제난이라는 질병을 불렀다. 그렇다면 사후적으로라도 그 치료를 잘 해야 했으나, 경제난의 원인은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대증요법에만 의존했다. 열이 오르면 해열제를 투약했고, 혈압이 오르면 혈압강하제를 투약했다. 만약 그 질병이 감기 수준이라면, 이런 대증요법으로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폐렴이나 폐결핵 혹은 폐암의 단계라면 이런 치료방법으로는 빠른 시일 안에 완쾌시키기는 어렵다.

   다행히 우리 경제의 질병은 폐렴의 단계인 것으로 진단되므로, 운이 좋으면 자연치유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는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훼손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불행하게도 이명박 정권은 이 전제조건마저 무시하고 있다. 한계생산성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런 ‘4대강 유역 개발사업’을 통해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말이다. 이 중에서도 억지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은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일자리 창출은 목표이지 수단이 결코 아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기를 살려내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단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일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떨어뜨리고 있다. 아니,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기초적인 의미조차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 빤하다.

   역사적으로 언제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향상되었는지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어떤 나라들의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는지 살펴보면, 그 개념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관료도 이제는 공부 좀 해야 한다. 그 공부를 통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의 올바른 의미라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아울러, 목표와 수단을 구분할 줄도 알아야 하고,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또한 실패했으면 스스로 반성할 줄 알아야 하고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공부하는 자세이고, 이것은 밝은 미래를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