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이 다 그렇겠지요. 코스모스펀드 04-27 20:38
"장수말벌이 가장 크고 무서워요. 벌들의 왕이예요" "아냐, 대추벌이 가장 크고 무서워. 대추만큼 크기 때문에 대추벌이라고 부르지" 더구나 어머니께서 대추벌에 정수리를 쏘여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를 어릴 때 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에 저는 대추벌이 가장 무서운 벌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확실하게 아들녀석을 제압하기 위해 서둘러 말했습니다. "할머니에게 가서 들어보자. 할머니께서는  대추벌의 위력을 몸으로 경험하셨거든" "어머니, 대추벌에 쏘이신 이야기 좀 해주세요." 어머니께서는 스무번도 넘게 하셨던 그 때 일을 처음 말씀하시는 것 처럼 실감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때 나는 대추벌에 머리를 쏘여 머리가 두쪽으로 쪼개지는 줄 알았다." 책을 통해 장수말벌이 가장 크고 강한 벌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아들이 할머니의 이야기와 아버지의 기세에 눌려 잠잠해집니다. 둘째 녀석은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더니 형세가 대추벌에게 기울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였는지  옆에서 한 마디 거듭니다. "아버지 대추벌이 가장 크죠?" 대추벌이 아이들 모두의 관심거리가 되어 아무래도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대추벌을 검색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추벌을 검색해 보니 사진이 뜨는데 벌집이 보통이 아닙니다. "대추벌 벌집 좀 봐라 대단하지?" 그런데 벌을 보니 대추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좀 이상한데? "이번엔 어디 장수말벌을 한 번 찾아볼까?" "어? 벌집이 똑같네?" 아들이 알고 있는 한국 벌들의 제왕 장수말벌과  제가 가장 크고 무서운 벌로 알고 있던 대추벌이 결국 동일한 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