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세계 인구 30 % 신종플루 감염 가능성" 코스모스펀드 08-16 21:06
국내서 신종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환자 2명이 사망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신종플루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신종플루 환자는 7월 중순 이후 매일 40~60명씩 발생하고 있어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하반기 전 세계 인구의 30%가량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가을 '감염 공포' 현실로 = 국내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신종플루의 국내 대유행과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29일만 해도 210명에 그쳤던 환자수는 국내 첫 초등학교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난달 13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늘었다. 당시 495명이었던 환자수는 한 달여 만인 지난 15일 2000명을 돌파했다.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학교 내 집단감염을 통해 지역사회로 신종플루가 확산됐다"며 "이달 말부터 전국 초·중·고교가 개학에 들어가는 가을철에는 환자가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의 '예외성'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경우 통상 폐렴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연령층의 90% 이상이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60대 노인층이다. 그러나 첫 사망자인 경남 거제의 56세 남성은 지병도 없고 건강했다. 지난달 30일 국내 첫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 합병증 사례로 기록된 20대 군인도 사망 직전에 이를 정도로 위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내 신종플루 전체 환자 2089명 가운데 1938명(92.7%)이 40세 이하에서 발생했다. 신종플루가 고위험군인 노인층을 포함한 전 연령대를 '공격'하고 있다는 의미다. ◇ 합병증이 사망원인 = 사망자 모두 신종플루 자체보다는 그로 인한 합병증이 직접적인 사인이다. 56세 남성의 사인인 폐렴과 패혈증은 인플루엔자에 따른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폐렴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직접 '바이러스성 폐렴'을 일으키거나 면역력을 저하시켜 '세균성 폐렴'에 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폐렴은 다시 패혈증을 일으키며 패혈증은 혈액 내에 세균 등 미생물이 침투해 전신으로 퍼져나가 온몸의 장기를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망한 56세 남성의 경우 지난 9일 이미 폐렴에 걸린 상태였으며 이후 패혈증도 발병했다. 63세 여성의 사망원인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다양한 원인으로 호흡에 지장이 초래되는 경우다.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이 발생하고, 산소 공급 기능 이상으로 신체 내 주요 장기의 기능을 방해해 '다발성장기부전'을 일으킨다. 이 여성은 최근까지 호흡기질환 증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늑장대응 도마에 = 사망자들은 신종플루 감염에 이은 합병증으로 사망했지만 이들에 대한 타미플루 투여와 신종플루 확진은 사망자들의 건강상태가 이미 악화된 뒤에야 이뤄졌다. 56세 남성의 경우 지난 8일 보건소를 거쳐 9일 지역병원 응급실을 찾아 폐렴 진단을 받았지만 타미플루가 투여되기 시작한 때는 나흘이 지난 뒤인 12일부터였다. 남성에 대한 신종플루 감염 여부도 사망 하루 전인 14일에야 확인됐다. 63세 여성도 지난달 30일 모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 입원했지만 타미플루 투여는 5일 뒤인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신종플루 확진도 8일에야 이뤄졌다. 이 병원도 여성의 폐부종 등을 보고 항생제 투여를 우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