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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治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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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 이가 좋지 않아 엄마와 함께 치과에 다녀오는 길에 사 온
국화빵이 몇 개 담긴 종이봉투를 제게 건네 줍니다.
달지 않은 은은한 팥속이 든 국화빵을 한 입 먹는 순간,
40 년 전 쯤 장날 아버지를 따라 읍내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 사 주신 20 원에 열개 쯤 하던 국화빵 맛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버지께서는 따라 온 막둥이 아들을 위해 국화빵을 사주셨고,
읍내 개울이 흐르는 길 옆에서 새까만 빵틀을 뒤집으면서
따끈한 국화빵을 종이봉투에 담아 주시던 빵 굽던 아저씨 역시
당신의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국화빵을 만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아버지들의 마음이 녹아있는 부드러운 국화빵에 목에 메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교 1 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지만
저 보다 연세가 마흔이 더 많으신 어머니께서는 지금 저와 함께 사십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도전이 되는 일이지만 좋은 점도 많습니다.
40 년 후 제가 어떤 인생으로 변할지를 미리 분명하게 볼 수 있으며,
부모님을 모시는데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살아계실 때 봉양하는 산 제사가, 돌아가신 후 제사 보다 수 만배 더 낫다는 것,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기회를 상실하기 전에 기회를 포착하며,
가치있는 믿음과 신용 그리고 재산을 잃기 전에 잘 지키는 것과 같은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된 목표가 될 수 없지만 주위의 좋은 평판과 위로 부터 오는 복도 덤으로 얻을 수도 있겠지요.
우리를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하고 사랑으로 길러 주신 부모님과 함께 현재를 사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촉촉한 국화빵을 한 입 먹어 봅니다.
달지 않은 팥맛이 아버지의 은은한 마음 같습니다.
먼 훗날 40 년 후 쯤 제가 죽고 난 다음 우리 아들도
무엇인가를 통해 오늘을 돌이켜 회상에 잠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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