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업, 사람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코스모스펀드 03-26 17:13
'○○이 손대기만 하면 상장폐지의 길을 걷는다.' 그동안 증시에서는 괜찮은 기업을 인수해 속살만 빼먹고 상장폐지시키는 '꾼'이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돌았다. 베일에 가려 있던 이들의 실체가 최근 속출하는 상장폐지 기업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코스닥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의 이름이 곳곳에서 중복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회사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초 증시에서 퇴출된 코디콤은 상장폐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회사 대표이사의 동생이자 실질적인 회장인 K씨를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K씨 횡령 규모는 300억원을 훌쩍 넘었고 재무 상태 악화 우려로 한국거래소는 곧바로 정밀 감시에 들어갔다. 결과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이었다. 그런데 K씨는 지난 23일 거래소에서 최종 퇴출 판정을 받은 스타맥스에도 등장한다. 코디콤과 다른 점은 겉으로는 스타맥스와 연관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잘 아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맥스 실제 대표는 따로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K씨가 모든 회사 업무를 관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씨는 이 회사 최대주주인 엔제이홀딩스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아구스와 메카포럼에는 C씨가 등장한다. C씨는 아구스 최대주주에 오른 후 별다른 수요가 없었는데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만 급급했다. 물론 유상증자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조달된 자금이 제대로 쓰였다면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C씨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기업 실정에 맞게 쓰였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4일 아구스는 대규모 횡령ㆍ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는데 업계 전문가는 "이 횡령건이 유상증자 대금을 빼돌린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C씨는 또 다른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인 메카포럼에서도 이름을 올린다. 이 회사 사외이사를 엮임하기도 했던 C씨는 지난해 메카포럼 대표를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카포럼 관계자는 "C씨의 소송이 경영권이 탐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시 회사에서는 사외이사를 지냈던 분이 소송을 제기하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계기업에 특정인 이름이 중복 거론되자 거래소는 이들을 요주의 인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 중이다. 이들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적극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한계기업에 대해 장난을 치는 이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적극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이런 인물이 증시에 발을 못 붙이도록 토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