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월이 되니 한국전쟁의 참혹함에 대한 TV 보도가 늘면서 그 것을 본 큰 아들이 묻습니다. "너도 동생과 미워하면서 다툰 적이 많지? 어른들도 땅과 돈과 권력를 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으로 싸우지." '에이,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어른들은 서로 죽였잖아요? 우리는 그냥 장난감을 놓고 실랑이 한 것 뿐인데요."
"처음에는 장난감을 놓고 다투지만 몸이 성장하면서 욕심과 탐욕도 점점 커지지. 아니 몸의 성장 보다 탐욕의 성장속도가 수 십배 더 빠르단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 죽이지는 않잖아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칼과 총이 아니라 사람의 미워하는 마음이 죽이는 것이지. 우리의 손과 칼은 마음의 하인에 불과하니까. " "........."
"옛날 일이 아니라 지금도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남과 북 그리고 한국내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어. 서로 다른 것을 보다 보면 다른 지식이 쌓여 정신이 달라지니 마음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지.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 머리를 거쳐 마음에 이르게 되는데 네가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는 컴퓨터 게임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
문득 이기섭의 눈과 마음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겠지요. 자기 이익만 보는 사람 진실을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 사람을 보는 사람 그리고 진리를 보는 사람들
"에이 그래도 그렇게 사람을 죽일 정도로 변할 수 있나요?" 초등학생인 아들은 쉽게 믿지 않습니다. 어린이도 제 나름의 생각이 있는데 어른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문득 조식의 칠보시가 생각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과 한국의 고금이 크게 다르지 않으니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세대와 후대 역시 결코 변하지 않겠지요.
아래는 옮긴글
曹植의 七步詩
조조의 아들인 조비가 동생 조식에게 말하기를 “네 재주에 대한 떠들썩한 소문에 비한다면 시 한 수 짓는데 일곱 걸음 틈을 주는 것도 오히려 길다는 느낌이다. 정말 재주 있는 이라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를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 해 보겠느냐?”하니, 조식은 “제목만 주신다면 그리하겠습니다.”하였다. 조비는 “너와 나는 형과 아우다. 그걸 제목으로 삼되 형이나 아우란 말은 빼고 시를 지어라.”하니 식은 거리낌 없이 시를 읊어 나갔다.
煮豆燃豆箕 (자두연두기)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가마솥 속에서 콩이 우는구나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어찌 이다지도 급히 삶아 대는가?
이 시를 들은 비도 사람인지라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들의 어머니 변씨가 이를 듣고는 뛰쳐나와 비를 나무라자 그쳤지만, 비는 식의 벼슬을 강등시켜 내쫓다시피 하였고, 식이 마흔 하나의 꽃다운 나이로 죽을 때까지 여러 번 상소를 올려 자신을 써 주기를 바랐으나 들어주지 않았으며 入朝조차 허락을 않았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