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국내 소비자들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신뢰 회복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식품부가 29일 밝힌 쇠고기 수입현황(합격기준)을 보면 올 들어 5월까지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2만8152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193t보다 26.8% 증가한 물량이다. 전체 수입 쇠고기 가운데 미국산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7.3%보다 소폭 증가한 31.3%를 기록했다. 월별 점유율 추이를 보면, 지난 1, 2월에는 점유율이 각각 38.9%(6709t), 37%(5431t)로 급격히 높아지다 3월엔 26,3%(5269t)로 꺾인 뒤 4월과 5월에 28.6%(5413t), 28.1%(5331t)로 떨어지는 등 들쭉날쭉한 모양새다.

농림수산식품부 표시검역과 장재홍 사무관은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와 달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세는 완만하며, 연초 증가는 구정 특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수입금지 이전의 70%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수입 쇠고기에 견줘 미국산 쇠고기의 품질관리에도 상대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받은 ‘수입쇠고기 불합격 실적자료’를 보면,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이후 올해 5월까지 검역과정에서 위생조건 위배로 불합격된 수입 쇠고기 물량의 70.1%가 미국산 쇠고기였다. 또 변질로 인해 불합격된 물량 8만1203㎏ 중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만8876㎏으로 전체의 97.1%나 됐다.

정범구 의원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불량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미국의 쇠고기 생산과 유통에 관련된 규제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수입개방을 요구하기 이전에 자국내 쇠고기 관련 규제를 강화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뉴스>는 미육류수출협회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이 올해 86% 증가했으며 (광우병 사태 이전인) 2003년 수준으로 회복돼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영률 이본영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