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나 경제 행위에서 합리적 행동의 가정은 항상 논쟁거리이다.

사람이 과연 합리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답이 없다. 다만, 합리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사람은 실제로 합리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견해는 늘 공격을 받곤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비합리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나를 보는 나의 눈과 남의 눈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좋은 점만 보려하고 남들은 나쁜 점만 보려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은 항상 균형이 어그러져 있다.

현실상의 불균형을 그대로 인정하자. 불균형을 인정하되,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생각도 인정하자. 합리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이 실패할 따름이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것도 맞고, 결과적으로 비합리적인 것도 맞다.

그래서 사람은 이성적인 합리성과 감성적인 비합리성의 어느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을 하게 된다. 그 타협의 결과가 현실이다.

현실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반대로 합리적이기도 하고 비합리적이기도 하다. 현실은 합리성과 비합리성 둘 다 포함하고 있다. 그게 어려운 문제이다.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합리적이라는 가정 하에 밑그림을 그린 다음, 비합리적이라는 붓으로 그림을 칠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성공을 하고는 싶지만, 실제로는 그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되지 못할 때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사람의 속성이 곧 경제현상에도 녹아 있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쪽만 본 사람은 지금 환율도 하락하고 주가도 올라야 한다고 믿을 수 있다.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합리적인 차원에서 보면 환율은 하락하기 쉽지 않다. 주가도 오르기가 버거워보인다. 이 말은 일부 경제지표나 기업이익을 보면 주가는 올라야 하겠지만, 과연 시장의 구조가 그럴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는 뜻이다.

아무리 축구를 잘 하고 싶어도 그리고 충분히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몸에 병이 나면 축구경기를 잘 할 수 없듯이, 기본적인 경제 여건이 좋다고 해도 경제 체질이 약화되면 조만간 경기는 꺾이거나 주가는 상승하기가 힘들다.

지금이 딱 그런 때이다. 주가 바이오리듬이 하강기로 가려고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 2009년 초부터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너무 쉬지 않고 달려온 까닭에 조금 쉬어야만 하는 상황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 휴식으로 경제의 체력은 다시 강화될 수 있다. 어쨌든 체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