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 챠트 요약
지구촌 궤적은 금융위기의 후유증에 매양 시달리면서도 작년 말까지 비교적 순탄한 우상향을 그려왔다.
그러나 금년 초입부터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전 지구촌이 휩쓸리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부침을 겪기 시작하였는데.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유럽 리스크가 4월 무렵부터 급기야 본격적으로 시장을 타격하면서, 지구촌 궤적은 다시한번 처참하게 구겨졌다.
이는 재작년 10월의 악몽을 떠 올리게 할만큼 단기간 동시다발의 급격한 하락 각도로 전 지구촌을 패닉으로 몰아갔는데,
작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지구촌 경기의 추세회복을 의심하게 만들 만큼 강력한 충격이었다.
7월 16일 현재 지구촌 궤적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저 패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쯤에서 현상의 이면을 ?f는 큰 그림의 통찰로 휘둘리지 않는 지혜를 견지할 시의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트리핀의 딜레마 (Triffin’s dilemma)의 결말
트리핀 딜레마는 재정적자의 누적으로 성장해 온 미국 경제의 역설을 심플하게 보여준다.  
1950년대 중반부터 미의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면서 미 의회는 이 심각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미 경제가 얼마나 버틸지, 미국이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설 경우 누가 국제 유동성을 공급하느냐였다.
당시 예일대 교수였던 로버트 트리핀이 미 의회 연설에서 이 문제에 관해 증언했는데,
미국이 적자를 허용하지 않고 국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면 지구촌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지만, 그러나
적자 상태가 지속되어 미 달러가 공급과잉이 되면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기축통화국 준비자산으로서 신뢰도가 저하되고, 따라서
결국은 고정환율제도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시 고정환율제의 붕괴는 곧 달라의 휴지화를 의미하며 기축통화로서의 파국을 의미한다.
(준비자산은 당시의 브렌튼우즈체제의 부속물인 IMF의 'SDR- 국제유동성인출권리'으로, 한국이 1997년 반강제적으로 쓴 바 있음.)
 

그와같이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한마디로 문제해결 방법이 없다는 의미에서‘트리핀의 딜레마'가 생겨났다.
이후 트리핀 교수는 미국이 결국 누적되는 경상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새로운 국제 유동성을 창출할 수 밖에 없을거라는
임시방편의 불가피한 해결책을 예측했는데.
미국이 1960년 후반까지 경상수지 적자 누적이 지속되며 개선의 여지가 묘연해지자,
마침내 1971년, 총잡이 닉슨의 이른바 '닉슨쇼크'로 명명된 금태환금지선언으로 달러 윤전기의 고속화 시대를 활짝 열게된다.  
더이상 중앙은행의 금고 보유분에 얽매이지 않는 달러의 발권력은 기축통화의 패권을 무기삼아 무제한의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트리핀 교수의 딜레마를 피해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던 국제 유동성 창출은 트리핀 교수의 예측대로 그렇게 시작된 것.
이후 미국은 만성적 경상수지 적자를 국채발행으로 메우고, 따라서 발행된 채권 만큼의 달러를 찍어낼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결과적으로 지구촌은 국제 유동성 공급 과잉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금융버블의 탄생 배경이 되었으며,
이렇게 빚으로 성장을 구가하는 미 경제의 역설이 만든 풍부한 국제 유동성은 선진국 이머징 가릴 것 없이
지구촌 전체의 외형적 경제 성장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와같은 미국의 빚잔치에 의한 지구촌 경제의 과도한 성장은 특히 1987년부터 2007년의 20년에 걸쳐 집중됐는데,
미 중앙은행(FRB)이 지구촌 경기 사이클을 좌지우지 하며 통제하고 제압하는 형태의 이른바 '골디락스 시대'의 구가가 그것이다.
골디락스는 미의 만성적 국제수지 불균형 문제점을 통화팽창의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하려는 FRB의 소모적 팽창정책의 결과물인 것.
무려 20년에 걸친 지구촌의 저 전방위적인 경이적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절묘하게 억제되었던 골디락스의 이면에는
FRB의 과도한 팽창정책에 근거한 신용의 무한 공급이 있었던 것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집중된 저금리의 골디락스 시대에서 자산가격 상승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 지구촌에 마치 경제성장이 무한할 것 같은 지배적인 소득 착시효과를 일으켰는데,
이러한 악순환은 과대 소비, 과다신용에 의한 부동산 대출, 그리고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이라는 순환적 연결고리를 형성했다.
하지만 한정된 지구촌의 실물경제에서 유효수요 또한 시스템적 한계가 있는 것.
마침내 2007년을 기점으로 유동성에 근거한 신용팽창의 버블 붕괴에 이은 자산 버블의 붕괴가 뒤따르면서
흥청망청 젖과 꿀이 흐르던 골디락스의 시대는 2008년 금융위기로 종말을 맞았다.
 
미국의 빚잔치가 불러 온 2008년 금융위기의 좀 더 디테일한 펙트는 이렇다.
골디락스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무렵, 중국산 제품의 가격 인상이 미 경제의 인플레이션 억제의 한계를 시험하였으며,
이 무렵부터  미 정부는 이자율을 올리는 고육책을 시작했는데, 2005년 과거 1% 대의 이자율이 3.22%로 상승하였고,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4.97%, 5.02%로 더욱 치솟았다.
이자율의 급상승은 신용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신용이 낮은 쪽, 즉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비우량주택담보층을 타격했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주도하고 부풀린 금융권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마침내 골디락스의 버블은 막장에 몰리게 되었고,
이자율이 최고조에 달한 2007년 초부터 초읽기에 몰린 저 버블은 2008년 결국 대 폭발을 일으키며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2008년 리먼 발 금융위기를‘비우량 주택담보대출위기(subprime mortgage crisis)’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전히 트리핀의 딜레마가 지배할 지구촌 궤적
트리핀의 딜레마의 유일한 해결책인 트리핀의 '새로운 국제유동성 창출 = 버블'의 끝은 결국 파국이었다.
미국 발 트리핀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려 50년을 허비한 지구촌은 이제 막 또다시 트리핀의 딜레마 앞에 서 있다.
우리는 또다시 다음과 같은 간단한 등식으로 요약된 두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
미 경상수지 흑자→ 수출대비 수입감소 효과로 달러 유동성 감소→ 대미수출국 경상수지 악화→ 지구촌 경제 위축.
미 경상수지 적자→ 달러 유동성 증가→ 달러화 과잉공급→ 달러 가치하락→ 기축통화 신뢰도 저하→ 달러중심 통화체제 붕괴위험.
모 아니면 도의 저 트리핀 딜레마의 두가지 결론은 미 달러가 지구촌 기축통화인 이상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숙명이다.

현단계 지구촌 경제는 저 두가지 결론의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보이고 있다.
지구촌의 궤적 또한 그 어느쪽도 받아들이기 싫은 두가지의 결론의 중간값 어디쯤에서 부유하고 있는 모습인데,
저 애매모호한 불확실성이 현단계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의 근원이다.
상방을 뚫고 나가기도, 그렇다고 하방으로 직행하는 것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장면에서 상하방 모두의 경직을 보이는 것.

그렇다면, 대체 지구촌은 향후 어떤 궤적을 그려 갈 것인가.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단의 진정국면으로 돌입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잠시나마 평화를 되찾은 모습인데.
유럽 리스크가 그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잠복기에 돌입했다는 것은 언제든 지구촌 궤적을 다시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이다.
어떻든, 금번 유럽 발 리스크에 혼쭐이 난 지구촌은 리먼 발 금융위기의 대응책인 신자유주의+케인즈식 유효수요 창출의
공격적 구도에서 멀찌감치 물러 선 '긴축'의 인내할 고통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개월 간 좌충우돌해 온 유럽발 위기의 현재까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유로 존은 당장의 단기유동성 문제는 공조로 해결하지만, 충당비용은 상당기간 재정 긴축을 인내하기로 한 것..
미 정부는 느린 경기회복 속도 하에서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적자 확대의 카드를 더이상 꺼내들기는 어렵다는 것.
금융위기가 동안 지구촌 경제를 홀로 지탱해왔던 중국 또한 사실상의 외형 성장을 포기하고 내수 중심의 긴축 무드로 돌아선 것.
결론적으로 현단계 패권국 모두가 공식적 채널로 또는 묵시적으로 국제 유동성 잔치를 끝내기로 합의한 것.

저 합의의 디테일한 배경은 이렇다.
중국은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위안화 환율을 고정시켜 수출 감소를 막는 방식으로
금융위기로 도탄에 빠진 전 지구적 경제상황과 큰 관계없이 느리게나마 성장을 유지해왔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당시의 경제 패권 큰 축이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보이면서 지구촌 경제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지난달 19일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정환율제(퍼그제)를 관리변동환율제로 전격적 변경을 단행했다.
고정환율제 포기는 곧 위안화 절상, 즉 위안화의 환율 하락을 의미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지구촌 경제의 변화를 의미한다.
고정 환율제에서 중국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하락→ 중국내수 촉진→ 지구촌 경제성장 기여라는 기존의 등식이, 관리변동환율제에서
중국 수출가격 상승→ 대미수출감소→ 중국 무역흑자 감소→ 대미 대유럽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등식으로 변화되는 것.
이와같은 효과를 노린 관리변동환율제 시행 이후 중국경제는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의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현단계 미의 경상수지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보이면서 지구촌에 달러 유동성이 감소되는 현상에 기여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받던 선진국 vs. 이머징의 대륙간 무역불균형이 다소나마 해소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같은 배경에서 달러대비 상대국 환율 상승은 자연스런 현상인데, 최근 한국의 환율 상승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까지 중국의 대륙간 수출비중에서 유럽이 20.1%, 미국이 18.4%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의 시행 결정은 미와 유럽 양쪽의 경상적자를 상당폭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단행한 퍼그제가 그랬듯이 또한번 지구촌 경제의 불안정을 다스리는 구원투수로 등장한 셈이다. 
중국의 이 모든 결정은 유로화가 바닥을 친 시점에서, 그리고 달러화가 종전의 달러 퍼그제의 이점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절묘한 시점에서 단행됐다는 점에서 중국정부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엿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대만과의 전격적인 FTA로 사회주의 신념조차도 엿바꿔 먹는 저 현란한 외교능력은 그 단면이다.
어떻든, 중국은 패권국들이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상의 묘수가 없는 현 상황을 돌파하는 해결사로,
패권국들의 회복이 더뎌 수출이 둔화되는 외적상황과 부동산 과열과 내수 둔화의 내적상황을 동시에 타결하는 양수겹장 묘수로,
시간이 흐를수록 향후 지구촌 경제안정에 기여하며 빛을 발할 것.

결론적으로,
지구촌 경제는 다시한번 안정을 추스릴 것이며, 이는 지구촌 궤적 또한 최소한의 하방 경직성이 보장된 것이다.
닉슨쇼크에서 골디락스까지 이어진 국제통화체제와 금융질서의 근본적 문제는 곧 미국의 이해라는 사실이 증거된 상황에서,
빚을내서 미국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숙명적 불균형의 체질화는 지구촌의 상황을 떠나서, 미국의 이해조차도 보장될 수 없다는 것,
이와같은 절박한 장면에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의 거대 무역불균형 당사자들이 문제해결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과잉적자의 한편에서 과잉저축의 혜택으로 고도 성장을 구가해 온 중국이 저 무역불균형을 초래한 잉여분을
지구촌에 반납하는, 저의반 타의반 제 살 헐기가 큰 무리없이 진행된다면 국제적 불안정은 일단은 수습된 것이다.

저 A챠트에서 중국의 궤적은 현단계 제살깍기에 들어 간 힘든 상황을 증거하고 있다.
지구촌 최하위로 반쯤 꺽여들고도 좀처럼 힘을 못쓰는 것은 저 제살깍기의 역할을 의미하는데,
그러나, 당장의 힘든 시기가 미래의 성장을 담보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는 중국 궤적의 부침은 결국 결실을 맺을 것이다.
유럽 발 리스크의 교훈으로 패권국 간 대 합의의 결과인 '글로벌 긴축'은 다시말해 현단계 지구촌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인증서이다.
한편, 대 자본가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다윗 오바마의 신념으로 금융패권으로 얼룩진 자본주의의 물길이 서서히 바뀌면서
펀더멘털을 위협하는 큰 흐름들이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위와같은 근거로,

쟈끄리느는 현단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장의 무드를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저 트리핀 딜레마의 두가지 결론에서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시장의 눈물겨운 몸부림은 다만 현상이다.
예컨데, 괄목의 회복세를 보여 온 현재 펀터멘털의 에너지는 저 모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어느 시점에서 강하게 폭발할 것인데,
아마도 그때쯤이면 글로벌 궤적은 미친듯이 대폭발 하는, 그야말로 한풀이의 빅뱅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지금의 시장은 한마디로 일취월장의 기업 이익개선이 불안정한 지구촌 경제의 무드에 눌려 저 PER로 웅크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 잔뜩 눌려진 PER에 딱성냥을 그어질 무렵이면 이미 주가는 레벨업으로 멀찌감치 달아난 후 일 것인데,

위와같은 우호적인 근거들은 바야흐로 박스권 상단을 준비할 강력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