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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판매되는 고래 고기의 상당수가 기준치 이상의 수은에 오염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연합은 16일 오후 “113개 고래류 고기 샘플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고래류 고기 샘플의 평균 총수은 오염치가 3.51ppm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참치와 심해어류를 제외한 우리나라 어패류에 대한 총수은 잔류기준인 0.5ppm을 7배나 초과한 수치다.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유일한 금속으로, 중독될 경우 중추신경계와 신장 기능에 장해를 유발한다.
195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공해병 미나마타병의 주원인은 바로 수은으로, 질소비료공장에서 배출한 폐수에 포함된 유기수은이 주변 바다의 어패류를 오염시켜 이를 섭취한 주민들에게서 집단 수은중독 현상이 발생했다.
수은 155.6ppm 함유한 고래 고기의 장기, 버젓이 시중에 나돌아
환경연합은 국제동물복지기금(IFAW) 지원으로 지난 200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산과 울산, 포항 등지의 고래 고기 시장과 식당에서 구입한 113개의 고래류 고기 샘플을 분석했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래류 고기류에 대한 수은 함유량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연합 조사에 따르면 전체 고래류 고기 샘플의 평균 총수은 오염치는 3.51ppm이었으며, 분석 대상의 57%인 64개 고래류 고기가 0.5ppm 이상의 수은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건은 총수은 오염치가 1ppm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연합은 “총수은 오염도 2ppm 이상의 고래류 고기 샘플은 19개나 됐으며, 최고 155.6ppm까지 오염된 상괭이의 간도 버젓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간을 비롯한 장기 8건의 총수은 오염도는 평균 23.6ppm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연합은 “만약 155.6ppm의 수은을 함유한 상괭이 간 2g을 몸무게 60kg의 성인이 섭취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주일 동안의 수은 최대 섭취기준 ‘0.005mg/체중(1kg)/1주일’을 가볍게 초과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국민 건강에 위협적인 수은 다량 함유 고래 고기가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음에도 이를 방관하고 있는 해양수산 당국은 지금이라도 당장 유통중인 고래 고기의 안정성을 철저히 분석한 뒤 유통금지 등의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은 뿐 아니라 납, 카드뮴 등의 각종 중금속과 다이옥신, 폴리염화비페닐(PCB) 등의 각종 유해화학물질을 고래류 고기가 얼마나 함유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오염된 고기의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해양수산부는 고래를 잡아먹겠다는 근시안적 정책을 버리고, 고래류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래관광을 대안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연합은 고래 고기류를 소비하는 이들에 대한 당부도 전했다. 환경연합은 “건강을 위해 수은 등의 중금속에 오염된 고래 고기류, 특히 이들의 장기를 섭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획과 불법 포획, 중금속 오염 등으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고래류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세옥(okokida@dailyseop.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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