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C&그룹이 선박을 허위로 발주해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 한 정황을 잡고,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C&중공업은 수주 사실을 공시까지 해 그때마다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거짓 정보로 은행을 속여 대출을 받은 것은 물론 소액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힌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C&그룹 계열사인 C&중공업은 지난 2008년 2월 C&해운으로부터 벌크선 9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C&해운이 국내외 해운사들에 선박을 대여해줄 목적으로 발주됐다. C&중공업은 2007년 1월 그리스 타켓마린사로부터 첫 선박을 수주한 이후 1년동안 총 68척(총 수주금액 33억달러)을 수주했으나 자금난으로 단 1척도 건조하지 못하고 2009년 5월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C&중공업이 해외 선주사와 C&해운으로부터 선박을 발주·수주하면서 실적을 부풀려 금융권 대출을 받으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검찰은 특히 C&중공업의 수주잔량이 최고에 달했던 2008년 4월 우리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임병석 회장 등 C&중공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C&그룹이 고의로 계약 금액과 수주량을 부풀렸는지,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올렸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C&중공업은 첫 선박을 수주한 2007년 1월 이후 영업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도 크게 요동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C&중공업 주가는 2007년 1월 첫 선박을 수주한 이후 코스피 상장, C&해운 발주, 외자유치 등 크게 세차례 변곡점을 기록했다. 그리스 선주사인 타켓마린사로부터 벌크선 10척을 총 4억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힌 2007년 1월 25일 주가는 2895원이었다. 당시 비상장사였던 C&중공업 주가는 2000~3000원대를 오갔으나 첫 선박 수주 발표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C&중공업이 인도네시아 조선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8월에는 주가가 9000원대로 올랐고 C&중공업이 상장된 직후 9670원까지 뛰어 올라 정점을 찍었다.

그 뒤 C&그룹 유동성 위기가 심해지면서 C&구조조정유한회사가 설립된 11월, 주가는 4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역시 주가가 반등한 것은 2008년 2월12일 C&그룹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발표한 C&해운의 선박 발주 발표 때문이었다. 이날 주가는 5450원을 기록해 3개월 만에 500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영업실적 발표로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공시 내용대로 투자금이 입금됐는지, 실제 실적이 있었는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며 “경영난을 겪던 C&중공업의 경우 허위공시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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