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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治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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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주머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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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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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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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허리춤에 차고 다니시던 주머니를
자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그분들이 주머니를 패용하시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89 세 된 어머니께 정부는 어떤 명목인지 잘 모르지만 매월 몇 만원을 지급해 줍니다.
어머니의 유일한 낙이 그 돈을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들이 드리는 용돈이나 다른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시고
정부에게서 월급을 받는다는 의미에서인지는 몰라도 그 돈이 특별한 기쁨의 근원입니다.
오늘 오전에 집사람이 그 돈을 찾아다 드렸는데 어머니께서는 그 돈을 잘 보관하셨습니다.
한 두 시간이 지난 점심 무렵 어머니께서 제게 오더니 돈을 못찾겠다고 걱정합니다.
오전에 잘 보관한 돈을 어디에 두셨는지를 까마득히 잊으신 것입니다.
어머니 방을 다 뒤져 담요 아래에 넣어 둔 돈 봉투를 찾았습니다.
"어머니 주머니를 하나 만들어 드릴께요.
허리춤에 복주머니를 차시든지 아니면 속곳에 큼지막한 주머니를 달아 드릴테니
그 곳에 항상 넣어 두세요. 제발 다른 곳에 보관하시 마시구요."
어머니의 점점 사라지는 기억으로는 한 두 평 밖에 안되는 방안에서 돈을 찾는 것도
숲 속에서 떨어뜨린 바늘을 찾는 것 만큼 어려우신가 봅니다.
최근기억을 관장하는 두뇌의 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억이 사라지면 과거도 사라지고 미래도 사라질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인생의 모든 것이 없어지겠지요.
뼈만 남은 앙상하고 마른 어머니의 몸,
주름 깊은 어머니의 얼굴과 눈썹 안쪽에 깊게 자리한 생기 잃은 눈빛은
그리 멀지 않은 저의 미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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