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야, 아빠 배에서 얼른 내려와라"

애들이 제 배 위에 앉아서 재롱부리는 것을 본
어머니께서 당신 손자들에게 야단을 치십니다.
"내 아들 죽겠다 이녀석들아!"
손자들도 귀엽고 예쁘겠지만 어머니에게는
당신의 아들에 비하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제 어미 아비는 자주 껴안고 뺨을 부비지만
할머니는 냄새가 난다며 곁에 잘 가지않습니다.

위로 부모를 넘어가는 조상들이나
아래로는 자녀들을 건너가는 후손들,
그리고 옆으로 형제자매들을 넘어 사랑과 애정의 물길이 뻗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나 봅니다.
연결되지 않거나 촌수가 멀어 대화가 잘 되지 않고,
큰 의미가 없는 대상들이니 어쩔수 없겠지요.
저도 제 아이들의 인생과 경제적 장래를  위해 생각과 걱정이 많지만
태어나지도 않은 제 아이들의 아들 딸들을  위해 준비하거나
생각한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저 역시 한 마디 속에 갇혀 사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 한 마디,
왼손과 오른손을 잡은 사람들 사이의 한 마디 인연...
바로 지금, 우리 곁에서 마주보고 있는 사람들이 소중한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