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얏"
전철 제 앞에  서 있던 여성의 소리에 제가 황급히 사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많이 아프신가요?"




9 월 29 일, 증권사 직원인 코스모스의 젊은 주주님의 결혼식이 있어서
예식이 열리는 명동까지 약 1 시간 정도 소요되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평생 한 번 있는 결혼식 멋진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작품용으로 마련한
큰 렌즈가 부착된 카메라를 제 무릎에 올려 놓고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있는데,
3 번째 역에서 한 노신사가 지하철에 탑승하셨습니다.

저는 흰 머리의 그 분에게 자리를 양보해드리기 위해 본능적으로 일어섰고
그 때 제 무릎에 있던 카메라가 지하철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저는 카메라를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 앞에 서 있던 여성의 발 옆 바닥에 렌즈가 부딪히면서, 카메라 본체가 여성의 발 위로 넘어진 것입니다.
렌즈가 지하철 바닥에 먼저 닿고 그 다음에 여성의 발 위로 카메라가 누우면서 넘어진 탓에
크게 다치지 않고 약간의 통증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몇번의 사과의 말과 함께 많이 아프지는 않은지 물었습니다.

노신사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 나는 한 정거장밖에 안가니 괜찮은데 나 때문에 비싼 카메라 망가져서 걱정이네요."
그 분의 말씀에 제가 카메라를 작동해 보니 정상적입니다.
처음 충격을 받은 렌즈 앞 부분의  금속테가 우그러졌지만
크게 파손된  곳이 없어서 결혼식에서  의미있는 장면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동기로 자리를 양보하였지만 노인에게 큰 도움도 되어 드리지도 못하고
제 부주의함으로 인해 여성분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카메라의 가치를 크게 낮추고 결국 제가 양보한 자리는 노인이나 노약자가 아닌
다른 분이 앉게 되었으며 저는 이촌역까지 서서 갔습니다.

좋은 동기로 남을 돕고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는 내 일, 내 회사, 주주들을 먼저 살피고 단도리를 확실하게 한 그 다음에 주위를 살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