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에 계신 선생님들, 완벽하지도 않고 유능하지도 않으며 이름없는 촌부에 지나지 않는 이기섭을 기억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완전하여 늘 실수가 많습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차마 부끄러워 이내 현재로 눈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지금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지만 어디 인간이 완전해질 수 있겠습니까? 마음은 고삐를 잡아채지만 말과 행실이 저 만치 앞서 달려 갑니다.
제가 받는 많은 메일에는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마음들이 담겨있습니다. 2000 년 초 팍스넷에서 대세하락을 말씀드릴때나 대세바닥에서 매수를 강권해드릴 때, 그리고 재작년 말 부채까지 일으키시라고 말씀드릴 때도 진심을 곡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남을 해치면서 내 이익을 키우는 그런 투자가 아니라 품위있게 오손도손 담소하면서 산책하는 것과 같은 투자를 하실 분들만 이 곳에 남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부족하지만 저를 신뢰해주신 여러 선생님들, 지루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지혜로워질 이기섭을 기대하면서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소중한 과거의 십년, 혹은 미래의 십년을 제게 맡기신 주주님들...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과거의 제가 아니라 현재 저의 모습, 그리고 미래를 저와 함께 걷기를 원하시는 분들과 함께 할 뿐입니다.
이 곳을 가치있는 정보와 생각과 마음들이 왕래하는 곳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신 선생님들에게는 저에 대한 신뢰의 무게만큼 자산을 안전하게 만들 것이며, 저의 능력을 사주신 선생님들의 자산을 제 힘의 임계점까지 키우겠습니다.
약속드린 10 년을 약 4 년 남겨 놓은 오늘, 저는 새로운 십년의 약속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강산도 변하는 10 년 세월이라고 하니 그 때쯤이면 이 곳에 계신 여러 선생님들께서도 지금과 다른 모습이시겠지요. 그 변화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코스모스로 말미암은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름: 이기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