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놀려야 머리 좋아진다
과학은 그간 신비의 영역에 놓여 있던 것들을 현실로 끌어냈다. 그러나 아직 미지의 세계는 많다. 그 대표적인 게 인간의 뇌다. 뇌는 아직도 신비로움 그 자체로 남아 있다. 많은 학자들은 뇌를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부르기도 한다. 뇌 안에 소우주를 방불케 하는 잠재력과 에너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갓 태어난 아기의 뇌는 성인 뇌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뇌는 태어난 뒤에도 20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성장하고 발달한다. 과연 이 길고 긴 여정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논픽션 전문 Q채널이 자체 제작한 3부작 다큐멘터리 '또하나의 우주, 뇌'를 통해 이 의문에 도전한다. 우주 연구에 비길 정도로 어렵고 끝이 없는 뇌과학의 이모저모를 파헤쳤다. 뇌가 발달하는 과정과 뇌의 작동 원리, 머리를 좋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담았다.
우선 1부('탄생의 비밀')에선 감정과 기억의 생성 등 뇌 속에서 진행되는 사고 과정을 조명한다. 특히 뇌가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가 있음을 확인하고, 발달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자극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제작진의 조언 몇가지는 이렇다.
예를 들어 아기와 엄마와의 접촉은 정서뿐 아니라 뇌발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선 오래전부터 접촉의 중요성을 깨닫고 터치(touch)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제작진은 아기 마사지 실험을 통해 접촉과 뇌 발달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또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면 뇌가 발달한다. 뇌 운동중추 면적의 30%을 손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발달 시기를 무시한 무리한 교육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기영어 교육으로 인해 실제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의 예가 소개된다. 2부('뇌의 소멸')에선 뇌가 어떻게 소멸의 길을 걸으며, 그 길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3부('뇌혁명의 시작')에선 뇌를 MRI(자기공명영상법)촬영 등을 통해 들여다본다.
[중앙일보 2005-04-19 08:00:42]
[중앙일보 이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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