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즈 오염된 혈액제제 수 만병 시중 유통
[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오염된 혈액을 원료로 한 의약품 수만병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또 HIV 양성반응을 보인 이의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되는 등 보건당국의 에이즈 관리체계에 총체적으로 구멍
이 뚫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에 따르면 HIV 보균자의 에이즈 오염 혈액을 원료로 한 알부
민 등 혈액제재 2만6000여병이 수개월간 시중에 유통 판매 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적십자사는 지난해 12월 인천지역에서 헌혈한 HIV 보균자 김모씨(23)의 혈액에서 혈장성분을 분류해 혈액제
제를 생산하는 제약회사인 N사와 D사에 공급했다.
김씨 뿐 아니라 또 다른 HIV 보균자 강모씨(25)가 지난해 9월9일 광주에서 헌혈한 혈액 역시 혈액제제 원료
로 공급돼 2만3006병이 제조돼 1만9049병이 유통됐다.
김씨와 강씨의 에이즈 오염 혈액으로 2만6804병의 혈액제제가 제조돼 2만2847병이 유통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지난 4월26일 이 사실을 적집자사로부터 보고받았음에도 3일후인 29일 제조회사에 알렸
고, 문서로는 5월2일에서야 통보했다.
식약청은 이 과정에서 폐기 지시를 내리지 않아 N사는 보관중인 에이즈 오염 혈액을 원료로한 주사제 3798
병을 그대로 시중에 출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김씨의 혈액은 지난해 12월15일 교통사고를 당한 허모씨(26.여)에게 수혈된 사실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허씨는 수혈 다음날 사망했지만 허씨 가족들은 여지껏 에이즈 오염 혈액의 수혈 사실을 모르고 있
었다.
적십자사는 관련 사실을 지난 7월14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면서 허씨에게 김씨의 혈액이 수혈된 사실을 구
두로만 알린 채 누락한 사실도 밝혀졌다.
더욱이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은 이런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그동안 '쉬쉬'해 은폐 의혹 마저 강하게 제
기되고 있다.
고경화 의원은 "지난해 7월 에이즈 의심 혈액이 출고된 사실이 드러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음
에도 또다시 이번 일이 터졌다"며 "적십자사에서 혈액 사업을 분리해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는 등 쇄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한구기자 han19@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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