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을 수 없는 가슴통증…혹시 심장질환?
[세계일보 2005-09-20 20:53:43]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급작스런 타계로 협심증을 비롯한 심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장 스님의 경우 협심증 수술을 받고 1주일이 지난 뒤에 돌연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심장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심장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이며, 최근 식생활 변화로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음에도 상식이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 심장질환인 심근경색과 협심증을 통해 심장 건강에 ‘심혈(心血)’을 기울이도록 하자.
◆심근경색과 협심증=우리 몸 곳곳에 피를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도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기 위한 혈관이 필요하다. 이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하는데 심근경색과 협심증은 이 혈관에 이상이 생길 때 나타난다.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 등 이물질이 쌓이면 혈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심장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관상동맥이 막혀 혈류가 중단되는 순환장애를 일으키면 그 부분 심근이 썩게 되며 발작성으로 쇼크 상태가 되는 질환을 심근경색이라 한다. 흔히 ‘심장 발작’ 혹은 ‘심장마비’라 불린다.
협심증의 경우 가슴 통증 이외에 증세는 거의 없으며 발작 역시 5분 이내에 그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심근경색은 통증이 심하고 평균 30분 정도 계속되는 등 차이를 보인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은 호흡까지 곤란해지고 쇼크 상태를 보일 수 있다. 두 질환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면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막혀가는 상태, 심근경색은 극단적으로 좁아졌거나 완전히 막힌 상태를 뜻한다.
협심증은 식사나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로 나타나는 ‘안전성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은 ‘불안정 협심증’, 관상동맥 자체가 경련을 일으키는 ‘변이성 협심증’으로 분류한다.
심근경색은 갑자기 기온이 낮은 곳에 들어가거나 담배를 피울 때 나타나기도 하며,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또 심근경색의 합병증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심부전증과 부정맥을 꼽을 수 있다. 심장 근육이 일부 손상되면 이 부분이 기능을 하지 못하고 늘어나게 돼 심장 모양이 변하면서 온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대한순환기학회는 “운동 도중이나 평소에 가슴 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등, 목, 배, 턱 등으로 뻗어나가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 구역질,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급성 심근경색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과 치료=심장병 환자의 50%는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증세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응급실에 10분 이내에 도착하면 50% 정도 생존율을 보이나 여기서 5분만 지체돼도 사망률이 88%로 급증한다. 심장병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돌연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증상이 악화하지 않고도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심근경색은 응급실에서 간단한 몇가지 검사 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판단되면 곧바로 응급치료를 시작한다. 우선 통증을 없앤 뒤 혈전 진행을 막는 약물 투여를 시작하고 가능하면 혈전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특수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특수치료에는 약물을 사용하는 ‘혈전용해요법’과 특수기구를 사용하는 ‘응급관상동맥 확장술’이 있다.
협심증을 진단하는 가장 큰 증세가 가슴의 통증이기는 하지만 흉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협심증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정서불안이나 신경이 매우 예민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협심증에 의한 흉통은 대부분 육체적으로 무리를 했을 때 나타나며 안정을 취하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다.
협심증 치료법은 환자 상태나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각각의 환자에게 다른 방법이 적용되는데, 주된 치료법은 약물요법, 관상동맥 확장술과 우회수술 등이 있다. 협심증은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 그중 금연, 체중 조절과 스트레스 완화, 유산소 운동과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동반된 내과적 질환 즉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도움말:세종병원 심장내과 황흥곤 부장,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조은주 교수〉
심장질환 예방 7계명
심장질환 발작은 매우 치명적이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질환 발병을 예방하는 데는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절대적이다. 대한순환기학회가 꼽는 심장질환 예방 7계명을 소개한다.
1.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채소와 과일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인 후라보노이드, 폴레페놀 등의 각종 영양소와 섬유소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적어 심장병·뇌졸중·고혈압 위험도를 줄인다.
2.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에 두세 잔 이내로 마신다.
담배는 동맥경화증의 주된 유발 요인이다. 과도한 음주 역시 간과 근육을 손상시키고 부정맥과 심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3. 짜고 기름진 음식은 삼간다.
짠 음식은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또 튀긴 음식, 기름기가 많은 육류 대신 콩과 생선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4.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즐기자.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5. 평소 자신의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하고 관리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수시로 체크하고 의사 진단을 받았을 때는 처방에 따라 생활·약물요법을 통해 조절해야 한다.
6.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전조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는다.
남자는 45세, 여자는 55세 이후가 되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평소에 가슴이 쥐어짜고 눌리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면 한번쯤 심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7.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스트레스는 흡연·음주와 마찬가지로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우울증, 적대감, 공격적인 행동 등에 수반되는 자율신경계는 심박 수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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