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핑거스 2005/10/5(수)

우리아이 문제 상담사례   [2005.10. 5 상담]  안녕하세요? 저는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큰애는 불안 때문에 걱정했었는데 많이 좋아졌습니다. 작은 애에 대해서 상담 드립니다.  첫째 문제는 이 아이가 얼마 전부터 뜻도 알아들을 수 없고, 발음도 부정확한 내용의 노래를 스스로 만들어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제 말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흥얼대면서 부르길 좋아합니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없는지 걱정스럽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아이가 지나치게 철저하다고 할까 무엇을 저에게 물어보면 반드시 제가 답해줄 때 자기가 쓴 말을 반복해서 써주어야만 만족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엄마, 눈 감고 자도 돼요?”라고 저한테 물어보는데, 저로서는 당연한 것에 대해서 그렇게 물으면 귄찮기도 해서 간단하게 “돼”라고 대답하는데, 이렇게 되면 아이가 자꾸 같은 질문을 다시 물어옵니다. 반드시 “눈 감고 자도 돼”라고 말을 해주어야만 아이가 만족해하고 안심합니다. 매사가 다 그렇습니다.  이 시기 보통애들도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아이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답해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감 있고 당당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상담답변]  아주 좋은 상담 잘 하셨습니다.  작은애가 보이는 두 가지 문제점은 실은 한 가지 문제입니다.   대개 엄마나 아빠의 성향이 강박적이거나 지나치게 깔끔하거나 예민한 경우에(착한 경우도 많죠) 자녀는 그 영향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받게 됩니다.  이것이 정상강박(normal obsession) 시기와 맞물리게 되면 별 것 아닌 것에 대해서 아이가 항상 정확해야 하거나 꼬치꼬치 따지게 될 수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부모가 너무 걱정하거나 민감하게 보면 더 심해지게 됩니다.   만 2~6세의 아이들은 삐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전조작기에 해당하므로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명확한 논리가 없고 즉흥적인 반응과 무논리적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유치원 가다가 넘어지면 부주의해서라기보다 아침에 엄마 말씀 안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자신이 아끼는 인형이 추울까봐 옷을 입혀주고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여기기도 하지요. 영수는 시키지 않아도 착한 일을 하려고 큰 유리창을 닦다가 실수로 깼고, 철수는 해야 할 청소를 하기 싫어 장난치다가 작은 유리창을 깼다면 누가 더 잘못했을까요 라고 물을 때 이 시기 아이들은 대부분 큰 유리창 깬 것을 더 잘못으로 봅니다. 즉 행위의 동기보다는 결과를 우선 판단하는 것이지요.  아이의 이러한 ‘정상적인’ 미숙한 점들 때문에 부모님과 충돌하게 되고, 부모님의 설명에 대해서 거부하고 고집을 부리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부모님들이 덜 화가 나게 되고 내 아이를 보다 바로 보게 되는 것이지요.   '상상 속의 친구' 개념도 정상적이라서 만 7~8세경까지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누군가와 대화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정상으로 봅니다(제가 1999년도에 SBS 뷰티풀라이프에서 10주 동안 기획하고 감수한 것이 편식하는 5세 아동의 식습관 바꿔주기를 '상상속의 친구'로 명명했었지요. 개그맨 이윤석씨가 우주인으로 분장해서 아이에게만 보이는 친구 역할을 했지요. 이런 것들이 아이의 연령이 허구를 사실로 믿을 시기였기 때문에 교육치료적으로 이용 가능했던 것입니다..^^).  아이 자체에서 인지(지능)나 사회성의 심한 결여(자폐와 같은)가 의심되지 않는 한 아이가 보이는 예기치 못한 반응들에 대해서는 우려의 눈으로 볼 것만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신선한 시각으로 봐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의미없는 흥얼거림을 통해서 아이는 스트레스를 풀고 하나의 놀이와 여유를 배우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프로이드 이론을 빌자면, 이 시기 아이들에 대해서 부모가 지나치게 통제, 지적하거나 야단을 치거나 조금만 흐트러져도 못본다면, 아이는 향후 모범시민으로 클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어쩌면 평생동안 무엇을 하고도 쭈빗거리며 늘 자신을 돌아보고, 결정할 때마다 힘들어하는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정신과적 문제도 훨씬 많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스스로 결정도 잘하고 자율성과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가 만 2세부터 부모님께서는‘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가능한 아이를 덜 통제하고 아이 스스로 해보는 시도를 매우 좋게 봐야 합니다. 부모의 통제와 지도에 지나치게 따르고 순종적이었던 아이들에서 틱과 강박증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되는 일은 쉽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별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도 저 어린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 그 입장에서 같은 시각으로 아이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건이 되는 범위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 의문도 갖고 그걸 해결해나가고 공부를 하는 것은 그 어떤 투자보다도 가치 있는 일입니다.  부모님들은 시간 날 때마다 내 아이에 대해서 호기심과 궁금증도 많이 갖고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공부하고 연구합시다.  "지금 부모인 당신이 보이는 반응과 감정대응이 누적되면 결국 아이의 향후 성격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