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회피’ 강남 급매물 속출…‘투매’까지 코스모스펀드 04-17 15:27
[경향신문] 2007-04-16 21:12:29]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이 다가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이러한 급매물 중에는 5월 말까지 등기를 끝내는 조건까지 달고 3000만원 이상 가격을 내린 것도 있지만 여전히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는 부진한 상태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7평형은 1·11 대책 이전만 해도 호가가 최고 13억원을 넘어갔으나 현재는 12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5월 말까지 잔금 납부와 등기를 마치는 조건으로 11억8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시세보다 1억원 가까이 싼 값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도 6월 이전 등기를 조건으로 급매물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싼 매물이 등록돼 있다. 이곳 34평형의 경우 올 초 13억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 급매물 가격이 1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중 종부세 회피 매물은 이보다 2000만원 낮은 11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36평형 역시 일반 매물보다 2000만∼3000만원 싼 13억9000만∼14억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개포동의 남도공인 관계자는 “17평형의 경우 종부세와 재산세가 올해만 7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집주인이 황급히 싼 값에 팔았다”면서 “최근에는 종부세 회피 매물이 늘면서 5월 말까지 등기하는 조건으로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뿐 아니라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한 양도세 절세 매물도 증가하고 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에 살던 집을 새로 집을 산 날로부터 1년내에 팔아야 한다. 유예기간 1년이 지나면 2주택자로 인정돼 양도세가 50%로 중과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현재 일반 매물은 10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으나 양도세 비과세 목적의 매물은 9억5000만~9억70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 경기 용인 및 과천 등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용인 신봉·성복동 일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급락하자 시세보다 최고 2억원까지 싸게 내놓는 ‘투매’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신봉동 자이 50평형의 경우 8억5천만원짜리가 이달 초 2억원이나 싼 6억4천만~6억7천만원에 나와 팔렸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사라진 상태에서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이 겹쳐 6억원 초과 아파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보유세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