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역사보다 아름답다~ 코스모스펀드 01-04 14:31
이름: 소리소년 2005/8/19(금) 기억은 역사보다 아름답다~   @1968년 여름~ 소년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동생이 셋이 있다. 남동생 둘은 초등학교 2학년과 일곱살짜리고, 여동생은 세살배기 아기다. 소년의 아빠는 무슨 교육인가를 받으러 먼 지방에 갔고, 몸이 아픈 소년의 엄마는 아침나절에 병원에 갔다. 소년의 엄마는 원래 건강한 체질인데, 보건소에서 피임한 것이 잘못되어서 몸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방학중인 소년은 엄마가 병원에 간 사이에 하루종일 동생들을 챙겼다. 그러나 저녁때가 다 되어도 엄마가 돌아오지않자, 엄마가 걱정이 된 소년은 동생들에게 먹을 것을 대충 만들어주고, 십리길을 걸어서 엄마가 간다던 읍내 병원으로 갔다. 읍내 병원에 도착할 즈음 병색이 완연한 소년의 엄마가 병원문을 나서고 있었다. 거동조차 불편한 중환자인 소년의 엄마는 애덜밖에 없는 집이 걱정이 되어, 아픈 몸을 끌고 어거지로 병원을 나선 참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어려서 그런 거를 몰랐다. 소년과 엄마는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버스안에서 고통스러워하던 소년의 엄마는, 버스에서 내려 채 몇걸음을 걷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소년은 당황했으나 자신이 뭔가 빨리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소년은 얼른 동네로 뛰어가서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른들은 리어카를 끌고가서 소년의 엄마를 싣고, 방금 퇴원했던 읍내병원으로 향했다. 소년의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서 곧바로 수술을 해야했으나, 지방에 교육중인 소년의 아빠때문에, 보호자가 없어서 수술을 미루다가 소년의 아빠가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자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대수술이었고, 여자를 상징하는 모든 기관들을 한양동이만큼 잘라냈다.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다들 입을 모았지만, 원래 건강한 체질인 소년의 엄마는 3년을 넘기고, 30년도 훌쩍 넘기며 잘 살고있다. @2005년 여름~ 소년은 인생 4학년이다. 소년의 동생들도 모두 4학년이 되어 솥단지 따로 걸고 산지가 벌써 오래되었다. 소년의 엄마는 수년전에 무릎관절이 나빠서, 부축없인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했다. 병원에서 에쓰레이를 찍어보니 관절이 다 닳아서 누더기처럼 보였다. 다들 소년의 엄마가 이제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전엔 걷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년의 엄마는 얼마전부터 다시 걷는다. 인공관절 수술도 안받고.. 병원에 가서 다시 엑쓰레이를 찍어보니, 관절이 다시 이쁘게 생겼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기적이라고 그랬다. 요즘 소년은 홀로되신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뭐가 고마워,이눔아.." "오래 살아주셔서요.." "늙은이가 눈치밥이나 먹으면서 오래 사는 게 뭐가 고맙냐,이눔아.." "그게 아니구요,안아프고 오래 사셔서요.." "뭐가 안아퍼...요즘은 어깨가 슬슬 아프기 시작했다.." "어머니 걱정마세요..몇년지나면 다 나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