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함부로 하는 저희집 두 녀석을 보면서 어른들과 함께 밥을 먹던 저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아무리 어릴지라도 먹는 것을 함부로 했을 때는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상에 숟가락을 소리나게 놓거나 깨작거리면서 밥을 먹을 때도 여지없이 시정을 받았습니다.
버려지는 음식과 함부로 낭비되는 물 아이들에게 음식을 경히 다루면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려다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돈을 주고 산 것이기 때문일까? 그 것 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차라리 그에 상응하는 돈을 잃어 버리거나 그 돈을 버릴지언정 음식과 물은 아껴야 되는 이유를...
물론 돈도 소중하지만 그 돈은 찍어내거나 다시 벌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음식을 낭비하게 될 경우, 그 곡물과 식품들을 해외에서 수입해 와야하는데 그 것은 그 식량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의 몫을 빼앗는 것을 의미할 수 있으며, 낭비된 식품이 국내에서 산출된 것이라면 그 농산물이 굶주리는 다른 이웃들에게 돌아 갈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식품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국제곡물가격은 덜 오르거나 안정될 것이고 잉여농산물은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값싸게 원조되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물도 절약한다면 지하수를 덜 끌어올리게 되어 지하수 고갈을 연장하거나 지표수가 다시 지하에 고이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만들어, 그 지하수가 수맥으로 연결된 다른 물기근 지역의 샘물이 좀 더 잘 솟아나게 함으로, 물로 인한 다른 지역의 사람들의 고통을 경감시켜 줄 수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비록 법적 소유등기가 내 앞으로 되어 있다고 해도 모두 우리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사용할 소중한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2004/1/27(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