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투자일지 코스모스펀드 01-04 14:48
이름: 본전원정대 2005/9/18(일) 나의 주식투자일지   1993년 가을이었다. 난 증권사에 들어가 1000만원을 입금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주식은 별 관심이 없었지만 세상최고의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상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뭘 사야할지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돈을 입금한 이상 매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철칙은 처음부터 몸에 배어 있었다. 기획실의 단말기앞에 직원들이 모여서 주식을 보고 있었다, 그때 어느 종목이 눈에 들어왔는데 하한가였다. 난 옆사람에게 물었다. " 하한가가 뭐죠? " " 응 더 이상 안내린다는 뜻이야. " " 정말요? 더는 안내린다고요? 그럼 오를수는 있고요? " " 오를순 있어도 더 이상은 내리고 싶어도 못내리는게 하한가란다. " " 그럼 당장 저걸 사야겠네요. 근데 과장님은 왜 저걸 안사세요? " " 그건...설명하기가 좀 복잡하단다. " 난 자리에 돌아와 전화를 걸었다. " 대한중석 19000원에 500주 사주세요. " " 하한간데 괜찮겠습니까? " " 어서 사주세요. " 대한중석!!! 이놈이 나의 주식인생의 첫여인이었던 것이다. 대한중석은 하한가에 매수하자마자 그날 상한가로 올라갔다. 난 마음먹었다. 무조건 하한가 종목만 산다. 다음날 아침 증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대한중석은 상한가였다. 그 다음날도 상한가. 그렇게 대한중석은 줄 상한가를 가서 19000원에 매수한게 36000까지 올랐다. 그 다음날 아침 난 다시 대한중석이 상한가인걸 확인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앞으로 운이 안따른다해도 한달에 50%정도는 수익이 가능할거라 여기며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 내년 겨울이면 난 100억대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내가 주식을 위해 태어난 사람일것이라는 예감은 정확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확인해본 가격은 하한가였다. 분명 상한가였던게 하한가로 바뀐 것이었다. 난 상한가가 하한가로 바뀔수 있다는것을 사람들에게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줄줄이 하한가를 쳐서 난 고작 120만원의 수익을 내고 팔았다. 시내를 돌아다니며 어머니에게 선물할 모피코트까지 골라놓았었는데 꿈은 사라지고 비디오비젼을 장만하고 술마시는것으로 잔치를 끝내고 말았다. 덕분에 비디오는 많이 빌려봤다. 첫 주식이 대한중석이었다면 첫비디오는 " 크라잉게임 " 이었다. 그날 이후 대한중석은 눈빛만봐도 알수있는 주식이 되었다. 언제 어떨때 오른다는걸 정확히 알아서 회사내 직원들에게 매수하게해 일주일만에 몇백만원씩 수익나게 해줘 귀재 혹은 천재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중석은 나와 친한 종목들, 그 대부분이 가야했던 길, 상장폐지의 길을 걸었다. 놈이 사라질때 나도 같이 사라졌어야 옳았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