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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연합뉴스
2006/4/2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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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미사업장, 후문 맞은편 건물주와 갈등 내 공장 앞엔 고층건물 안돼?
▲ 26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 후문 맞은편의 모 복합상가 건물 앞으로 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구미=연합뉴스)
국내 최대 기업과 12층짜리 건물주의 다툼이 경북 구미에서 벌어지고 있다.
언뜻 보기에 비교조차 불가능해 보이는 이 다툼은 구미시 진평동에 자리잡은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 후문 앞에 시네마월드 빌딩이 세워지면서 시작됐다.
몇 년 전부터 이곳에 영화관과 패밀리레스토랑.의원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복합상가를 세우기로 결심한 사업주는 구미시청의 허가를 거쳐 2년여의 공사 끝에 최근 12층 규모의 건물을 완공했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건물주는 어려움에 부딪혔다.
바로 왕복 6차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삼성전자측의 반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년 전 골조작업이 한창일 때 사업장과 멀지 않은 곳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게 돼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며 사업주측에 층수를 5~6층으로 낮춰줄 것을 제의했다.
삼성전자측은 12층 높이의 건물 안에서 사업장이 다 보여 도청이나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이 '애니콜' 휴대전화를 생산하고 있어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또 복합상가 분양이 끝나면 교통혼잡으로 인해 제품운반차량 진.출입이 어려우며, 서울과 오가는 헬리콥터 운항에도 방해가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하지만 삼성의 제의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는 계획대로 건물을 완공했고, 최근 분양에 들어갔다.
층수 낮추기에 실패한 삼성전자는 이번엔 직원들을 상대로 이 건물에 입주한 상가와 영화관 등을 이용하지 말 것을 지시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장병조 공장장은 지난달 구미시청 직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건물 허가를 내 준 구미시측에 유감의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장 공장장이 '이런 식으로 하면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만들어지겠느냐'는 뉘앙스로 얘기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대응에 사업주측은 "허가 과정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사유재산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영화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나 교통소통에 별 문제가 없고, 삼성전자 후문 근처에 이 건물보다 더 높은 층수의 기숙사가 있어 헬리콥터 운항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 후문 앞에 다른 고층건물들도 있는 데 보안을 이유로 이 상가만 문제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E치과의원 사무장 한모씨는 "삼성전자 앞인데에도 삼성 측 환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업주 신모씨는 "삼성의 횡포로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를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며 "삼성 직원들이 이용하지 않더라도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삼성 직원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분양에 지장이 생길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과 개인간 분쟁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 (구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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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