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진 외국인 매매 (펌)
[머니투데이 전균삼성증권연구위원? 5월중 전세계 주식시장은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 암담한 하락세를 경험했다. 연륜있는 투자자들조차도 IMF 시절에나 기술주 버블 붕괴시기에도 경험하지 못한, 그야말로 "깔끔한 폭락" 시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이 선물과 옵션시장에서 보여주는 매매패턴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대체로 한발짝 앞서는 매매를 통해 시장의 등락 구간 모두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정체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 혹시 타임머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근 두드러진 특징은 2000년 후반 종종 나타나 그 위력을 발휘했던 '홍콩물고기'와는 매매패턴이 사뭇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 당시 그들은 대체로 시장의 중기적인 고점 부근에서 대량의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하여 시장의 하락충격을 가하여 수익을 노리는 매매패턴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요즘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는 폭락장에서 선물매수와 풋옵션 매도를 통해 반등에 전력투자하되, 보유 기간은 1주일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홍콩물고기와 비교할 때 매매방향과 보유기간이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투기적인 외국인투자자들이 활동하는 시기는 대체로 비슷한 시기이다. 홍콩물고기는 하락추세대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한 불안정한 고점을 대규모 선물매도로 시장반전을 노렸다면, 이번에는 급락으로
인해 반등과 불안감이 응축된 시장에서 공세적인 선물매수와 풋매도로 시장의 일시적인 반등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5월중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31만계약에 달한다. 전세계적으로 급격한 붕괴를 경험한 주식시장 때문에 투기거래와 헤지거래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물시장의 유동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애당초 세계 제1의 유동성을 자랑하는 우리 선물옵션시장에 이 같은 폭발적인 유동성을 제공한 불안정한 시장환경은 투기거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누적 순매도가 보기 드문 수준까지 증가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우려를 하고있다. 하지만 선물거래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중에 최근 상당수가 이 같은 투기적인 거래유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누적 순매도 계약에는 지속성이 크게 떨어지는 물량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폭락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먹고 활동한 투기세력의 시장영향력 역시 줄어들 것이다. 다시 말해 누적 순매도에 겁먹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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