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처음 무협지를 읽으면서 저는 정말 장풍이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무협영화는 재미 있습니다.
코스모스에서는 현란한 초식을 전시하지 않습니다.
날 선 검은 결국 남과 자신을 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서 몇 달간 저를 지켜 본 어떤 분은
제가 무림비급을 더 연구하여 검술을 더 익혀야 한다고
애정어린 충고를 해주시기도 했지만 저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호신을 위하여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손에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못 대가리를 찾게 되듯
좋은 연장을 지니게 되면 써 보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대신 저는 치심의 도를 연마하여 저의 내공을
노화순청, 등봉조극의 경지까지 끌어 올리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오늘 처럼 증시가 급락하고 시장이 요동치는 중에도
이 곳에 계신 선생님들의 마음이 호수처럼 편안하실 수 있다면
이미 님께서는 등봉조극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니
검술의 몇 개 초식에 우쭐 할 경지를 넘어서신 것입니다.
80 년대 말에 저도 그런 것들에 매료되어
새로운 초식들을 많이 창안하기도 했었지만 다 버린지 오래입니다.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투명한 계곡 물 단풍잎 떠가는 그 곳에
좋은 사람들과 한 번 다녀오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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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순청(爐火純靑): 화로의 불이 다시 파란색으로 변한다는 경지로
지극함이 다해 이미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지를 말함.
등봉조극(登峯造極): 내공의 한 경지로 노화순청을 넘어서
삼화취정이나 오기조원의 경지를 넘는 최고의 경지로
내공이 더이상 오를곳이 없고 내공의 운행 또한 막힘이 없이
잘나아가는 경지를 말한다.
이름: 이기섭
